2019년 결산
2019년 읽은 책, 본 것들 중 best 3. 작년에 하려다가 영 후보작이 부족해서 하다 그만뒀는데 올해는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
본 것들.
1. 뱅드림 : 1기, 2기, 극장판을 모두 몰아서 본 한해. 아니 이 정도로 팔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밴드+미소녀의 조합은 내 생각보다 내 취향이었던 것이다. 사실 18년부터 팠으므로 이제와서? 싶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2기, 극장판은 올해 나왔으니깐.. 특히 2기는 라이브 장면을 많이 넣어 볼거리가 많아 좋았으며 이야기 갈등 구조도 그럭저럭 납득가능한 수준이었다. 멤버 이적 문제 같은 건 현실밴드에서도 많이 일어나니까. 극장판은 아예 라이브만 넣고 이야기를 뺀다는 극단적인 전개라 뮤비 모음집 같은 느낌. 신선하긴 했다.. 셋트리스트가 약간 아쉽지만 뭐 첫번째 기획이니 근본곡을 빼긴 좀 그랬겠지.
2. 어벤져스 4 : 아이언맨 1부터 거의 모든 시리즈를 극장에서 본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올해의 영화로 꼽지 않긴 힘들었다. 좋은 장면을 위해서 개연성을 무시했다는 게 티가 나지만(쥐, 타임패러독스 등등) 그래.. 재미있는 시리즈였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물론 완결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장르지만.
3. 날씨의 아이 : 이제 이런 일본식 청춘물은 오그라들어서 못볼때도 된 거 같은데 여전히 재미있네.. 결말이 보통과는 약간 다른 선택을 한 작품이라 그게 인상에 남음. 보통은 자기희생을 하거나 문제가 해결되는 해피엔딩으로 가는데 둘 다 아닌 어정쩡하게 계속해서 살아가는 전개. 래드윔프스의 노래도 '너의 이름은'처럼 팍 꽃힌다기 보다 bgm의 기능에 좀 더 충실하게 들렸다(겨울왕국 1과 2의 ost 차이랑 비슷한 느낌). 거기에 날씨라는 테마를 돋보이게 하는 색감, 빛의 활용도가 선명한 것이 장점인 영화.
읽은 것들.
1.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 미야베 미유키를 안 읽은지 오래 된 거 같아 손에 잡은 책들 중 하나. '솔로몬의 위증'이랑 이 책 중 둘 중 하나를 꼽으려 고민했는데 좀 더 컴팩트한 이 책을 선택. 읽을 당시에 좀 더 흥미진진하게 느꼈던 건 위증 쪽이지만 약간 장황한 면이.. 추리소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이 작가의 경향은 유독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사실 옆집사람 얘기가 뭐가 그리 재밌겠나 싶은데, 매번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 게 신기하다.
2. 숨 : 절반정도가 이미 본 작품이라 좀 그렇긴 한데.. 테드 창 소설들은 약간 교과서 같다. 이러저러한 과학 기술이 있다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느낌? 심사위원들이 좋아할 만하다.
3.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올 한해 가장 기뻤던 책. 사실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분이시긴 한데 아키에이지 세계관까지는 못팠다. 그래서 이영도 작가보다 신작을 못 읽은 셈.. 보통 전민희 작가의 장점을 수려한 묘사, 감정선으로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이 3부에서 내가 기대하는 바는 서사다. 물론 1,2부 다 각각 개별적으로 완결된 작품들이고 작가도 그걸 강조했지만 그래도 캐릭터가 이렇게 쌓이고 사건이 진행되었으면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지는게 인지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