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천경의 알데라민

프뢰 2021. 3. 22. 19:22

천경의 알데라민 완결. 좋은 소설이었다. 완력이 강한 캐릭터가 아닌 머리 좋은 캐릭터는 묘사하긴 참 어려운데 이쿠타는 내 기준에선 납득할 만한 지장이었다. 주인공 부각을 위한 멍청한 적군도 적게 나온 편이고.

 

서사와 소재는 판타지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부분운 sf에 가까운데, 세계관도 그렇지만 결국 이 소설이 줄창 얘기하는 바는 '초인에 의존하지 않는 인간다움'이기 때문이다. 물론 꼭 초인에 의존하는 것이 판타지라는 건 아닌데.. 판타지도 판타지의 방식으로 인간에 대해 얘기하지만 이 소설이 추구하는 바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한계와 방식에 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sf적이라고 생각. 
 
영웅이 등장하기 가장 좋은 배경인 판타지 전쟁물이고 실제로 주인공과 많은 등장인물들은 영웅적이지만, 소설은 끊임없이 영웅적인 행위를 경계하고 그 위험성을 설파한다. 그러나 그 점을 강조한 나머지 엔딩은 약간 작위적인 부분도 있는데.. 솔직히 주인공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어야 했는가는 잘 모르겠다. '널 위해 헤어지는거야'라고 통보하는 연인같기도 하고..
 
물론 그 선택의 절반은 주인공 자신의 재국에 대한 증오심때문이라고도 하지만, 그거야 그냥 원수 지위를 버리면 되잖아(…) 마지막에 와선 그가 그토록 꺼리던 영웅적인 행위를 해 버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그걸 노린건가 싶긴 하지만.. 클론 부분은 걍 사족이고.
 
특이한 점은 소설 끝나고 작가의 다른 소설 단편을 실었다는 점. 만화책에서는 종종 본 방식인데 라노벨에서는 처음 봤다. 페이지 수는 충분하니 부족한 페이지 수 채우려고 그런 건 아닐테고.. 어쨌든 재밌게 본 작가이니 다른 소설들도 정발해줬으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