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 궤적 2 감상.
팬카페에 썼던 글 복붙. (그래서 존댓말이다)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이번 작도 2편에서 마무리짓지 못했네요. 뭐 시리즈의 팬으로서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중요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곁가지 이야기 전개하는 것도 이제는 약간 체념한 상태에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 니들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라.. 내가 죽기 전까지만 결사가 뭘 하고 싶은건지 말해줘라는 심정. 오래 살아야 할 거 같아요.. 사실 농담이 아닌 게 하늘의 궤적이 2004년에 나왔으니 어언 18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결사의 목적을 모르죠.. 아루온 시절부터 궤적을 플레이한 저로서는 어디까지 가려나 기대 반 걱정 반인 심정입니다.
장대한 계획은 둘째치고 여의 궤적 2의 스토리적 의미를 보자면, 1편 스토리 여담(아르마타의 유산과 차오의 독립), 소풍대와 렌의 트라우마 극복, 공화국 역사의 뒷면 정도가 되겠네요. 사실 이걸 굳이 한 작품을 별개로 해서 구성할 정도로 볼륨이 필요한 구성인가 계속 의문이 들지만요.. 중요한 주제(제네시스와 메어의 비밀) 전개하면서 같이 풀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뭐 그래도 섬궤만큼 늘어지는 느낌은 아직까지는 아니긴 합니다만 그거야 이제 2편이니까 그런거고.. 다음 장이 파이널이라고 하긴 했는데 뭐 파이널 1편 파이널 2편 이렇게 내도 전혀 놀랍지 않을 팔콤이니;
뭐 2편 자체가 재미 있었냐 없었냐 물어보면 재미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3부 침식 파트가 좀 늘어졌지만 검붉은 마장귀 떡밥을 잘 부각하고 해소했다고 생각해요. 이제 친숙해진 캐릭터들 대화 보는 게 좋았구요. 특히 이 게임은 NPC 대화 마라톤이 매력인데 한번 대화한 캐릭터는 색깔로 구분해 주는 편의성개선이 좋았네요.
게임 요소로 보자면 정원은 몽환회랑 보다 좀 더 재미있었습니다. 자기가 얻고 싶은 보상 루트를 선택하는 게 좋았고, 궤적의 던전 탐색이 그렇게 독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쓸데없는 던전 기믹 다 빼버린 것도 좋았네요. 개인적인 바람은 이렇게 캐릭터수가 많아지는데 랜덤 편성 기능이 없다는 게 좀 아쉬워요. 하나하나 배치하는 것도 귀찮은데.
미니게임은 뭐 한번 하고 웬만한 건 패스했고, 카드게임은 덱을 안 짜도 되는 건 좋았는데 공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좀 직관적으로 안 와닿아서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원카드 비스무리한 느낌이긴 한데.. 인연 이벤트는 여전히 1회차에 다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2회차 요소가 약한 겜이라 이것만 보자고 2회차 하는 건 좀.. 유튜브로 안본 것들만 골라보는 게 훨씬 편하니 그럴바에야 걍 1회차에 다 볼수 있는게 좋을텐데. 렌의 파텔마텔 부활 이벤트는 감동 그 자체..
종합적으로 봤을 때, 소소한 시스템적 개선 요소는 좋았지만 스토리텔링은 변한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정도로 마무리됩니다. 이스 8을 만든 거 보면 팔콤도 충분히 개쩌는 스토리 만들 수 있는 회사인데..
여담으로, 학예제의 댄스는 여러모로 놀랐습니다. 요새 버튜버 등으로 모션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지 캐릭터들이 춤을 정말 잘 추더라구요. 라우라와 피의 그 결투씬 웃음벨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 오히려 너무 잘춰가지고 이게 학원제에서 애들이 출 만한 수준인가 싶은. 뭐 요새 유튜브 등에서 애들이 K팝 춤추는 영상 올라오는 거 보면 무리는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