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스즈메의 문단속

프뢰 2023. 4. 18. 18:00

분명 재밌게 봤고 흥행도 나름 될거라곤 생각했지만 이정도로 잘나갈 줄은 몰랐는데; 아무리 경쟁작이 없었다지만  슬램덩크를 넘어설 줄이야. 흠.. 그정돈가? 한국 사회는 내 생각보다 오타쿠 감성을 잘 받아들일 수 있었구나.. 아니 신카이 감독 작품이 일반적인 오타쿠 감성(?)보단 좀 대중적이지만. 예를 들면 귀칼이 흥행하는 것보단 더 납득하기 쉽다고 할까.. 

많이 지적하는 대로 재난에 대한 영화고, 딱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단 어렵다기 보다 이 부분은 좀 더 설명을 해야 하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긴한데 (서다이진의 뜬금없는 등장-나중에 역할이 있긴 하다만-, 다이진이 스즈메를 괴롭히는 이유 등) 영화의 핵심이 아니라 대충 맥락으로 이해하라는 방식을 택한 듯 하다. 사실 영화의 한계는 결국 위기를 넘기는 방식이 다이진의 희생이라는 과거의 결론으로 돌아가는 점이라는 것이다. 뭐 그럼 그 상황에서 무슨 방법이 있었냐고 물어보면 할말은 없지만..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웠다. 포커스가 스즈메의 치유에 맞춰져 있어 어쩔 수 없었을까. 

결국 영화의 핵심은 재난을 맞이한 개인이 주변 사람들의 삶, 일상을 공유하고 치유를 받는 과정이다. 솔직히 이 지긋지긋한 '타다이마 오카에리' 감성은 지겹지도 않냐고 일본애들한테 물어보고 싶긴 한데 뭐 이 영화에서 만큼은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필요한 연출이었다고 납득..   

지진에 대한 영화라 한국인은 공감하기 힘든가? 라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 당장 관객수가 증명하고 있고.. 재난은 모든 인류 공통으로 겪는 상황이니까. 다이진을 뽑음으로서 발생하는 재난이 지진이 아니라 홍수나 운석충돌 등 전작의 재난이었어도 비슷한 감흥을 줬을 꺼라 본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신카이 최애영화는 '너의 이름은'인데, 두 주인공간의 시간에 대한 반전과 사건해결 아이디어의 카타르시스로 이야기의 폭발력이 좀 더 강렬하지 않나 싶다. 랏도의 넘버도 좀 더 경쾌하고 락의 기세가 살아있음. 트위치 버추얼 스트리머 칸나가 예전부터 랏도 팬이었는데 신카이 영화음악 맡으면서 자꾸 오케스트라 음악같은 것만 한다고 불평하던데(...) 일부 공감.. 뭐 저도 '너의 이름은'으로 랏도를 알게 된 신입입니다만. 스즈메때문에 결국 23년 내한 티켓팅 실패했다..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