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약 1,600회 가량 읽음. 진짜 재미있었다. 인기 많은 소설은 가벼울 거라는 편견이 있고 실재로도 코미디와 시트콤적인 상황묘사가 상당히 많지만, 그러다가도 진지할 때는 진지하게, 액션은 액션대로 비중을 뒀다는 점이 대단하다. 내가 비뢰도를 싫어한 이유가 그냥 첨부터 끝까지 저질농담따먹기만 늘어놔서 인데.. 코미디 자체도 비뢰도보다 재미있다고 봄. 결국 캐릭터 개그+만담인데 사실 패턴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데 뭐낙 캐릭터를 잘 짜놔서 반복 패턴을 봐도 애정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협의'에 대한 부분을 상당히 강조한 게 인상적이다. 요새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고리타분하다고 싫어할 줄 알았는데 그런것만도 아니었군. 정말 무협으로서 담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담으려고 한 것 같다. 빠진 건 연애 요소 정도?
이것저것 많이 담으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양이 늘 수 밖에 없는데 확실히 내가 읽었던 무협소설 중 가장 긴 소설 같다. 그래서 일각엔 내용이 늘어진다는 비판도 있나본데.. 뭐 늘어지면서 소설이 재미없어진다면 불만이 생길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늘어난 분량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좀 반복적인 패턴이 보이는 건 확실히 보이긴 한데 1600화 가량 연재된 소설에 패턴이 없으면 그게 이상하겠지; 또 내용이 길어지면서 뭉개고 넘어간 떡밥도 좀 있는데 ( 청명의 내공 수련을 할 떄 자기만의 길을 추구하다가 몸이 꼬이는 부분이라던가-뭐 이건 걍 하다 보니 되더라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사패련과 싸울 때 장일소의 계략에 일일이 대처할 수 없으니 머리를 치겠다고 선언해놓고 걍 끌려다니고 있다던가(...))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부분이고 큰 줄기는 잘 지키고 있다고 본다. 그 줄기를 다 해소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 잡힌다는 점이 문제지만.. 화산의 부흥은 이룰만큼 이뤘으니 남은건 사패련와 마교와의 전쟁 2가지인데 그것만으로도 500화는 거뜬히 넘길 거 같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