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블 코믹스를 좋아한다. 스파이더맨, 엑스맨, 데어데블.. 만화책도 둘 장소가 없을 정도로 너무 사버렸다. 당연히 관련 게임도 여럿 해 보았다-플스 스파이더맨, 라이벌즈, 마블스냅 등등. 스냅이 제일 많이 한 게임인데, 분명 게임 자체는 재밌지만 한판당 5분 남짓 걸리는 가벼운 게임성으로 오래 잡고 있기엔 조금 아쉬운 게임이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마블 챔피언스 카드게임을 보았다. 사실 게임 자체는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1인플이 재미있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보드게임은 사람이 모여서 하는거고 1인플은 그냥 심심할 때 테스트하라고 옵션으로 끼워넣는 툭수룰 아니었나..? 궁금해서 그냥 마블 굿즈 사는 느낌으로 사서 해봤는데, 왠걸 확실히 재미있었다. 


그렇게 다시 보드게임의 세계로.. '다시'라는 접속사를 붙인 건 보드게임이라는 세계 자체를 알게 된 건 대학 들어가고 나서였고, 그때부터 간간히는 해 봤지만(아그리콜라, 세븐원더스 등) 기본적으로 1년에 몇 번 정도 친구들과 모임 때 하는 정도고 본격적으로 구매를 시작한 게 최근이기 때문이다. 

이게 또 은근히 돈먹는 취미다.. 보드게임을 사는 비용도 무시못하고, 1개만 사면 끝나는 게 아니라 관련 확장이나 엑세사리들도 필요한 데다가 무엇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그래서 그냥 다시 비디오 게임에 집중할까 하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지만 이 '손맛'과 '소유욕'이 충전되는 게 비디오 게임이랑은 다른 맛이라 쉽사리 포기가 안되었다. 카드를 쥐고 내려놓는 감촉과 '결코 서버종료되거나 스팀에서 내려버릴 걱정이 없는, 온전한 나만의 게임' 이라는 감각. 다행히(?) 책 보관용으로 다락 창고를 이용하고 있었기에 우선은 거기에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만 사도록 자제하자 하고 마음먹었다. 

최근에 한 몇몇 게임 감상.

1. 마블 챔피언스 카드게임

게임 방식은 일반적인 TCG와 같이 덱을 짜고 카드를 플레이하며 상대를 격파하는 것이다. 다른 점은 상대하는 적이 사람이 아니라 정해진 방식으로 움직이는 빌런 덱이라는 것 뿐. 

일단 테마성에서 합격. 애초에 마블 팬이라 시작한 게임이니.. 플레이 방식도 내 생각보다 훨씬 tcg에 가까워서 적응이 쉬웠다. PVE 게임인 만큼 PVP랑은 좀 다를줄. 각종 동료나 업그레이드를 쌓아서 빌런의 음모와 체력을 깎아내리는 맛이 좋다. 단순히 빌런 하나하나를 깨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 게임에 요구하는 바는 만족시켜서 캠페인(덱을 업그레이드 하며 빌런을 연속으로 격파해 나가는 것)까지는 안할듯하다. 언어문제로 캠패인 이해가 힘든 게 근본원인이긴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번역이 안된 확장팩이 많다는 것. 뭐 아직 한글판도 다 못사긴 햇는데. 그리고 PVE 겜 주제에 밸런스 운운하며 옛날 확장팩을 절판시킨다는 점이 괘씸하다. 걍 신카드 팔아먹으려고 그러는 거잖아. 

2. 정령섬

솔플이 재밌는 게임 뭐 있나 찾아보다가 이 게임이 최고라길래 구매. 본판은 품절이라 중고로 샀다. 보드게임은 신품보다 중고가 더 나은 경우가 있는데 카드 슬리브 작업이나 정리를 해 놓은 매물이 많아서.. 이 게임도 그랬다.

확실히 왜 인기가 있는지 알거 같고 재미있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정령 캐릭터,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키는 난이도, 수많은 카드로 전략을 짜는 재미 등등. 더불어서 테마도 내 취향이다. 개인적으로 정령 같은 소환수 다루는 테마에 환장하기에.. 뭔가 편리할 거 같잖아. 결국 참자 못하고 확장을 다 질렀다. 약간의 단점은 세팅이 살짝 귀찮은 정도? 다른 일반적인 유로게임들에 비하면 꽤 간단한 편이긴 하지만.. 그리고 게임이 꽤나 어렵다. 국가 추가 안 한 기본난이도도 가끔 실패함. 뭐 이건 숙련도가 붙어야겠지만.  

3. 레지사이드

트럼프 카드로 하는 배틀 게임. 발상이 훌륭하다. 솔리테어에 관심이 많아서 책도 사서 읽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숫자 나열 방식 (가장 유명한 클론다이크-카드놀이-류) 이 대부분이라 역시 한계가 있나 싶었는데 이 게임은 색다른 게임 방식을 만들어냈다. 수트별로 특수능력을 부여해서 개성을 살린 부분도 좋았고 1~4인까지 된다는 범용성도 훌륭. 아레나로 해보니 사람수가 많아질수록 어려워서 밸런스적으로는 좀 문제가 있을지도..? 

사실 보드라이프에서 '레지사이드 레거시'펀딩을 보고 충동적으로 들어가서 (일러스트랑 구성물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일단 원작을 해보자 싶어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레거시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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