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9. 11:22 취미 일기/체스 일기
엔드 게임은 너무 어렵다
오랫만에 게임 복기. 내가 흑이었다.
체스의 많은 부분이 어렵지만 특히 엔드게임은 너무 어렵다. 옛날엔 기물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움직일 여지도 줄어드니까 쉬워지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움직일 여지가 적은 만큼 정답의 숫자가 적다. 미들게임의 경우 수의 후보가 10이면 정답이 4인데, 엔드게임의 경우 수의 후보가 3이고 정답이 1개밖에 없어서 정답을 찾을 확률(물론 이는 랜덤이 아니라 실력으로 찾는 것이지만)이 그만큼 떨어진다. 미들게임은 실수를 해도 어느정도 보완이 가능하지만 엔드게임은 한수만 실수해도 지거나 유리한 게임을 무승부로 떨어뜨리기에 한수한수의 중요성이 크다.
위 포지션이 결정적이었는데, 답은 kd3었다. 얼핏 보면 비직관적이다. 폰승진을 지원하기 위해 킹을 좀 더 올리거나 나이트를 잡으러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kd3이외의 수는 모두 하자가 있었다.
예를들어 ke2(실전에서 내가 둔 수)는 ng3으로 체크를 허용하고 동시에 f1칸을 상대에게 내 줌으로서 폰을 승진시켰을 때 나이트와 교환되게 함으로서 내 우위를 내준다. 나이트를 잡으러 가는 kf4도 마찬가지. kf2의 경우에는 내 폰의 길을 가로막음으로서 폰 승진을 늦추고 nh6로 폰을 견제할 시간을 준다.
그렇다면 kd3은 어떤 면에서 옳은가? 일단 나이트로 체크를 받지 않아 강제 수순에 당하지 않으며 ng3을 내줘도 h폰을 끌고와서 g3칸을 공격할 수 있다. 내가 간과한 게 이 h폰인데 이미 앞서나간 f,g폰만으로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h폰을 끌고 올 시간에 f,g폰을 승진시키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 면도 있음.
근데 이렇게 다시 보니.. 내 현재 수준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운 엔드게임이긴 했다; kd3만 생각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이어지는 ng3-'f2'-kd5(뭐든 노상관)-h5까지 읽었어야 했네. 그냥 이런 어려운 엔드게임에 돌입하기 전에 미들게임에서 이기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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