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 장 반 신화대계'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기에 이 소설도 구매했다. 이 소설도 재미있게 읽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다다미보다는 좀 약했다.
장르가 미스터리인가? 하면 미스터리가 맞다고 본다. 그러나 미스터리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최종해답편'(사소한 의문점의 해답은 있다)이 없다는 점에서 미스터리라고 인정하지 않는 독자들이 많을듯. 소설의 흐름은 분명 미스터리의 양식을 따라간다. 홈즈는 왜 슬럼프에 걸렸는가? 동쪽의 동쪽방의 비밀은 무엇인가? 마지막의 왓슨의 선택이 어떻게 그런 결과를 가져왔는가? 등등. 그러나 작가는 '굳이 풀지 않아도 되는 수수께끼도 존재한다'고 작중에서 말하듯 그런 의문점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메타픽션으로, 이것은 이 소설이 작가 또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는 배경지식을 알고 있어야 좀 더 공감이 가능하다. 굳이 따지자면 이 소설은 홈즈는 배경장치로서 기인하는 바가 더 크고 주인공은 왓슨이다. 즉 작가에 대한 글이라는 것. 세계에 대한 불만, 괴로움 등의 감정을 글로서 해소하는 살풀이 과정이 결국 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다다미때도 그랬지만 결국 핵심은 뒷부분에 있고 앞부분은 푼수끼 있는 캐릭터들의 우당탕탕 소동극에 가까운데, '셜록 홈스의 개선'은 그 파트가 좀 길고 재미도 그닥이라 평가가 다다미에 비해 좀 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의 세계관은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익히 알려진 셜록 홈즈의 런던이고 하나는 교토사랑꾼 작가가 창조해낸 교토와 런던이 합쳐진 세계이다. 후자는 확실히 다다미풍이 강하다. 슬럼프에 빠진 홈즈와 모리아티 콤비의 뻔뻔함은 나름 웃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미스터리풍인 소설의 특성상 썩 어울리는 요소는 아니었다.
미스터리 소설로 치자면 문제편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확실히 지루하긴 하지만 작가의 셜록 홈즈에 대한 애정으로 나름 커버되는 부분이 있다. 이건 홈즈의 팬들에게만 어필되는 부분이겠지만 애초에 제목부터가.. 홈즈 시리즈의 다양한 부분을 오마주했으며, 특히 등장인물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부분은 팬픽적인 느낌이 강하다.
소설의 모든 요소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는 사람이면 권하지 않고, 셜록 홈즈의 팬이거나 메타픽션이라는 장르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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