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7. 15:46 잡담

2025 호캉스

올해의 호캉스는 롯데호텔 월드로 결정했다. 5성급 호텔을 한번은 가보고 싶어서. 클럽라운지 패키지로 했고 가격은 62만원. 자주갔던 도미인의 약 30만원에 비하면 2배 가격이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애프터눈티, 해피아워(뷔페 석식+주류), 조식에 사우나 1일 1회 무료. 이외에도 수영장 이용 등도 있었으나 내가 안썼으니. 수영장은 흥미는 있었는데 수영복 챙기는 것도 귀찮고 혼자서 수영하는 것도 뭔가 뻘쭘해서.. 고등학교 부활동 이후 수영장을 가질 않았으니 거의 20년만에 갈 기회이긴 했는데 ㅋ 

확실히 만족스러웠고 가급적이면 내년도 갈 생각이다. 약 3시경 28층에서 체크인을 하고 애프터눈 티를 받았는데 기본 2인 가격이라 직원분이 2개줄지 1개 줄지 물어봤는데 순간의 체면을 위해 바보같이 1개만 달라고 해 버렸다.. 아침도 점심도 안먹어서 배가 무지 고팠음에도! 아니 다른 뷔페 메뉴도 많을 줄 알았지. 식사 타임이 아니라 간단한 초콜릿이나 네모 조각 케이크 정도밖에 없었다. 이걸로 배를 채우는 건 아무리 그래도 좀.. 그래도 적당히 배가 찰 정도로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걷다 보니 배가 고파져서 만두를 사 버리고 말았다.. 통한의 미스. (저녁 시간이 가까워서 2개는 남겨놨는데 결국 다음날까지 남겼다.) 다음에는 꼭 2개 받자. 뭐 맛은 확실히 좋았다. 상큼한 맛의 무스 케이크같은 게 best. 차를 별도로 끓여주는 게 아니라 티백차라는 게 약간 아쉬운 부분.   

해피아워도 좋았다. 근 1년 중 가장 배터지게 먹은듯.. 스테이크는 그냥 평범했지만 랍스터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음. 메뉴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있을 건 있는 느낌이었고 (파스타는 없더라) 뭣보다 주류 무제한이.. 진토닉 와인 블루 하와이 등을 마셨다. 맥주는 호가든 밖에 없었는데, 예전에 마셨던 호가든이 별로였어서 좀 안땡겼지만 이건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뭔가 다른 종류였던지 아니면 얼음물에 담가놔서 무지하게 시원해서 맛이 좋았던 건지. 근데 배가 너무 불러서 절반 가까이 남겼다.. 방에 가지고 갈까 했는데 역시 그건 무리였겠지? 너무 배불러서 기왕 호사 부리는 김에 룸서비스 시켜볼까 했는데 관둠. 잘됐지 라면에 해물 좀 넣었다고 3만원인데.. 

조식은 평범. 그새 기억이 안 나네..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사진을 찍는건가. 오믈렛 정도가 기억나는데 뭐 이건 호텔 조식이면 다 있는거고. 그 외에는 요구르트가 다양해서 좋았음. 

그 외에는 사우나를 이용했다. 아침에는 3~4명 있었지만 저녁에는 의외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클럽라운지 고객만 무료고 일반 고객은 3만원 정도 내야 해서 그런가? 뭐 나도 3만원 낼 정도였으면 그냥 방에 있는 욕조 썼겠지. 평범한 사우나였다. 호텔답게 시설이 깔끔하다는 정도? 사족으로 나는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며 그 간극에 즐거움을 얻는 행태(일본만화에도 종종 나오는)가 도통 이해가 안된다. 그냥 고통스럽기만 하던데.. 특히 냉탕은 너무 견디기 힘듬.  

호텔 시설 후기는 이정도로 하고 그 외에 그날 한 것들을 정리하겠다. 

1. 아니메쥬 + 지브리 전시회 관람 : 지브리 분량도 좀 있긴 하지만 아니메쥬라는 잡지에서 지브리를 비중있게 다뤘기에 소개한 것 뿐이라는 느낌으로 실상은 아니메쥬 전시회이다. 지브리를 기대하고 간 사람은 약간 실망했을듯? 지브리 작품이래봤자 거의 나우시카 소개밖에 없음. 아니메쥬라는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어봤기에 나는 꽤 재밌게 관람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아직도 간행 중인 것 같다는 것.. 이것이 일본 문화 산업의 힘? 하지만 정작 전시회에서는 예전 모습만 보여주고 현재에 대한 정보는 적어서 아쉬웠다.

2. 롯데 아쿠아리움 : 몇년 전 간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이어 2번째로 본 아쿠아리움. 호텔 근처라 예약한 거긴 한데.. 사람이 정말 끔찍하게 많았다. 무슨 G스타 행사장인줄. 아니 평일인데도 이 정도라고? 코엑스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시간대가 문제였을까? (코엑스는 오전 11시쯤, 롯데는 오후 4시쯤) 몇년 간극이 있어서 정확히 비교는 힘들지만 한 수족관의 넓이 자체는 롯데가 좀 더 커보였고 전체적인 공간은 코엑스가 좀 더 컸던 듯하다. 어쨌든 사람에 치여서 그냥 걷는 거 자체가 별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음. 뭐 아쿠아리움의 하이라이트 수중터널을 보는 건 이번에도 끝내줬지만. 그리고 듀공을 가까이에서 본 것도.. 

3. 체스 :  마침 기간이 EWC 체스 대회랑 겹쳤다. 사실 이번 호캉스에서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낸 부분. 4시까지 중계한 듯한데 보면서 잠들었다.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머리를 짜내며 분투하는 모습을 호텔 침대에 누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4. 솔리테어 : 펀딩해서 구매한 솔리테어 가이드를 보고 '나폴레옹의 방진'이라는 새로운 게임 하나를 익혔다. 혼자 놀기의 달인인 나로서는 당연히 흥미가 가서 구매한 책인데, 사실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 그런가 결국 대부분의 솔리테어가 비슷한 플레이방식이라 약간 실망. 그래도 고급호텔에서 카드놀이를 한다는 뭔가 럭셔리한 감성은 좋았다.  

5. 페이블즈 : 요새 읽고 있는 미국 만화. 샌드맨, 왓치맨, 헬보이 이후 4번째로 읽는 디시마블 외 미국만화다. 동화의 등장인물들이 현실에 실존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만화로, 결은 샌드맨이랑 은근 비슷한데 메타포는 조금 부족한 대신 좀 더 전형적인 (=이해하기 쉬운) 재미가 있다. '동화 다시쓰기'는 은근히 흔한 장르니까.  
 
6. 역습의 샤아 : 작품의 재미는 둘째치고 고전인 만큼 오타쿠 밈의 원본을 알아보는 거 자체가 즐거웠다. 특히 이 공룡 멸종에 대한 만화(링크)가  역습의 샤아에서 따온 걸줄은.. 여러모로 웃었네. '라라아는 내 어머니가 되어 줄지도 모르는 여성이었다'가 그렇게 후반부에서나 나오는 것도 의외였고(거의 마지막 대사였다). 그리고 아무로의 최후가 예상보다 모호하게 처리되었다. 거의 죽은게 확실하다고 다들 얘기하던데 별로 그렇지 않던데? 물론 굉장이 위험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극장판에서 지구 대기권 돌입할 때도 위험했지만 살아남았잖아. 애니메이션적 허용으로 살았다고 해도 죽었다고 해도 문제없을 수준. 

결국 이 영화는 작품 내내 강조하는 것처럼 두 남자의 감정싸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 장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것 치곤 참 쪼잔하다고 해야 할지. 화면은 좀 현대적으로 되었지만 급발진하는 캐릭터들은 여전하다. 잔혹한 전쟁 상황에서 휩쓸리는 어린아이들을 묘사하겠다는 의도는 이해하나 패턴화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7. 기타기타 사건부 : 오랫만에 읽은 미야베 미유키의 책. 에도 시대가 배경이나 내가 기존에 읽었던 현대물에서 자주 봤던 많은 등장인물이 나와서 대화를 나누고 관계성이 뻗어나가는 그 감성은 여전했다. 일본 시대물의 최대단점 이름이 잘 안외워진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같은 시대물이자 친한 작가인 교코쿠도 작가의 항설백물어랑 비교해 보자면 항설백물어가 모험 활극이면 기타기타는 일상물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모험 같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6 호캉스  (0) 2026.09.01
복싱 교습법  (0) 2026.07.16
24년 호캉스  (0) 2024.08.26
이브 내한 예매  (0) 2024.08.09
5회 일러스타 페스  (0) 2024.05.08
Posted by 프뢰

블로그 이미지
프뢰

태그목록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6.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