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도파민 터지는 소설. 총 3권인데 1권은 빌드업 과정이라 과학적인 개념과 세계관 설명이 좀 지루하고 어려워서 읽는 난이도가 조금 있다(특히 삼체 세계를 본뜬 게임에 대한 묘사). 하지만 문화대혁명에 휩쓸리는 캐릭터들과 삼체세계와의 접촉 등 긴장감을 유발하는 전개로 슬슬 시동을 걸더니 2권에서는 삼체세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주제로 온갖 도파민 요소를 삽입했다. 트위터에서 이 소설의 핵심으로 '기만'을 꼽은 문장을 봤는데 실로 그러하다. (3부까지 가면 '게임이론'쪽에 좀 더 가까워지긴 하는데) 삼체세계를 속이기 위한 '면벽자'라는 직책, 암흑의 숲이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승리하는 주인공 (현실에도 있는 가설이지만 소설 세계에서는 주인공만 깨달은) 등 반전이 계속 터지는 전개가 이어진다.
(스포일러 포함)
소위 페이지 터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흡입력은 굉장하지만 자극적인 전개를 위해서인지 좀 단정적인 가정를 하고 진행하는 감은 있다. 예컨데 2권에서 암흑의 숲 이론을 얘기하면서 '왜 우주에 다양한 문명이 있다면 그들은 서로 교류하면서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없는가'를 논의하면서 '우주는 너무나도 광할하기 때문에 서로 교류할 수 없어 상호간의 신뢰를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당장 작중에서 '지자'라는 기술로 반박이 된다. 주인공이 그냥 허공에 말을 하면 4광년 밖에서도 옆에 있는 것마냥 대화를 할 수 있는데 그 정도 기술력이 있으면 지금 한국과 일본이 교류하는 거보다도 쉽게 교류할 수 있을 듯. 3권가면 예술교류도 이뤄지기도 하고. 물론 그 교류가 결국은 기만이었고 지구인은 결국 삼체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지도 못하긴 했지만.. 자극적인 전개가 많은 만큼 약간 작위적인 사건도 종종 있다. 3부에서 헤어졌던 주인공 둘이 만나는 순간이 오자마자 사건이 터진다던가.
SF면서 미스터리/스릴러 요소도 상당하고, 과학 개념은 하드한데 스케일은 스페이스 오페라인 꽤나 풍성한 포지션의 소설이었다. 3권의 결말은 조금 허무하긴 하다. 아무래도 우주급의 스케일을 다루다 보니 캐릭터의 행동이 너무 미약해 보인달까.. 작 중 내내 기만과 게임 이론의 세계를 다뤘지만 그럼에도 화합을 추구하는 길을 선택하는 주인공. 작가가 의도한 바는 그런 인간의 화합 의지에 대한 훌륭함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허무함이 좀 더 앞선다.
읽으면서 '별의 계승자'가 떠올랐는데, 별의 계승자에서 도파민 요소를 좀 더 추가하고 문명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를 섞으면 딱 이 소설임. 음.. 미뤄놨던 4권을 읽어야 할 타이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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