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두서없이 느낀 점을 정리해본다.
 
너무 거대한 적을 설정하면 이걸 극복하는 과정이 무리수가 되거나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는데, 효월의 연출은 매우 적절했다. 적의 강대함 묘사,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 최후의 전투.. 뭐 하나 빠지지 않는 깔끔한 연출. 

보고, 느끼고, 생각하세요 라는 게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듣게되는 문구와 거대한 크리스탈앞에 마주서는 주인공 캐릭터. 이 두 테마를 써서 이미지적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물론 인터뷰 등을 보면 그 화두가 지금의 의미를 가지게 된 건 나중의 일 같지만. 오픈 베타와 함께 게임을 시작했고 그땐 내가 아직도 이 게임을 하고 있을 줄 몰랐지.. 그냥 MMORPG면서 전작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신작으로 연계했다는 점이 흥미로워서 시작해봤을 뿐인데. 파이널 판타지라는 프랜차이즈도 이 게임을 통해 접한거나 마찬가지고.  

칠흑의 반역자를 매우 인상깊게 플레이했는데 그걸 뛰어넘는 확장팩이라기에 그게 가능한가? 라는 의구심을 조금 품고 있었는데 충분히 해소가 되었다. 똑같이 세계를 구하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칠흑이 린과 아르버트라는 두 캐릭터의 고뇌를 조명하는 매력이 있었다면 효월은 종말이라는 위기에 대처하는 사람들 전체에게 고루 시선을 준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 내가 자잘자잘하게 감동받은 거 빼고 눈물을 쏟은 시점이 칠흑에서는 아르버트의 마지막 장면이라면 효월에서는 모험가 홀로 걸을 때, 메테이온 앞에서 그 꽃밭을 재현해낼 때 등등 여러 장면이 있었다. 

MMO의 장점이자 단점인, 끊임없이 유지되는 세계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패키지 게임이라면 당연히 여기서 엔딩이겠지만 파판14는 앞으로도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게임. 여기서 어떻게 더 큰 적과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우려하는 시선이 많은 듯하다. 뭐.. 내 생각으로도 그건 확실히 힘들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오래 가는 프랜차이즈들은 다 그 어려움을 안고 가는 거니까. 코난의 검은 조직이나 궤적의 우로보로스처럼 최종 보스를 설정해놓고 대결을 질질 미루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건 쓰지 않았고. 와우도 지옥불군단과 승부를 내기 참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제 새로운 적을 찾는 시점인 듯한데.. 닥터후의 지구는 도대체 몇 번의 외계인의 침공을 받을 뻔 했나. 좀 가벼운 주제로 잡아도 될 거 같긴 한데 그런 모험거리들은 서브컨텐츠로 내면 충분하니.. 힐디브랜드 퀘스트 같은 것들.  

마지막 전투에서 제노스의 난입은 좀 뜬금없긴 했지만 뭐 오래된 적이니 나름 제작진이 잘 마무리해주고 싶었나 보다 정도로 이해. 그자식이 '너도 싸우는 즐거움을 알고 있지 않나?'라고 물었을 때 빛의 전사의 입장에서라면 '까고있네'라고 말했어야 했겠지만 플레이어로서는 당연히 전투를 즐기는 마음이 있기에 'ㅇㅇ'라고 답하는 선택지를 고르고야 말았다. 제작진 인터뷰에서도 제노스는 플레이어의 입장을 헤아리는 메타적인 부분이 있는 캐릭터라는 말을 했더만. 솔직히 그 의도하는 부분이 썩 재미있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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